
분명 즐거웠다.깊은 얘기도 아니었고, 그렇다고 엄청 의미 있는 대화도 아니었는데,웃고 떠들고, 그렇게 한참을 수다 떨다 보면그 순간만큼은 참 좋다.근데… 이상하게도 그 후가 허전하다.집으로 돌아오는 길,조용한 방 안,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쓸쓸하다.‘내가 너무 떠든 건가?’‘그 얘긴 왜 했을까?’괜히 나만 붉어진 얼굴을 껴안고 있는 기분.아마 수다는,내 마음의 빈틈을 잠깐 덮어주는 따뜻한 담요 같아서그게 걷히고 나면그 따뜻함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‘빈틈’이 보이는 거겠지.그렇다고 수다가 의미 없진 않다.그 순간이 있었기에 오늘 하루도 견딜 수 있었고,누군가의 웃음에 나도 웃을 수 있었고,그 짧은 소란 덕분에 잠시나마 내 속 얘기도 바람처럼 흘려보낼 수 있었으니까.오늘 마음이 조금 허전하다면,그건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