분명 즐거웠다.
깊은 얘기도 아니었고,
그렇다고 엄청 의미 있는 대화도 아니었는데,
웃고 떠들고, 그렇게 한참을 수다 떨다 보면
그 순간만큼은 참 좋다.
근데… 이상하게도 그 후가 허전하다.
집으로 돌아오는 길,
조용한 방 안,
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쓸쓸하다.
‘내가 너무 떠든 건가?’
‘그 얘긴 왜 했을까?’
괜히 나만 붉어진 얼굴을 껴안고 있는 기분.
아마 수다는,
내 마음의 빈틈을
잠깐 덮어주는 따뜻한 담요 같아서
그게 걷히고 나면
그 따뜻함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
‘빈틈’이 보이는 거겠지.
그렇다고 수다가 의미 없진 않다.
그 순간이 있었기에 오늘 하루도 견딜 수 있었고,
누군가의 웃음에 나도 웃을 수 있었고,
그 짧은 소란 덕분에 잠시나마
내 속 얘기도 바람처럼 흘려보낼 수 있었으니까.
오늘 마음이 조금 허전하다면,
그건 네가 그만큼 누군가와
마음을 나누었다는 증거일지도.
그걸로도 충분히 따뜻했다는 걸,
내가 알아주면 되는 거 아닐까.

마음이 허전한 날의 기도
하나님,
누군가와 웃고 떠들며
마음을 나눈 오늘이
왜 이렇게 허전하게 느껴지는 걸까요?
그 순간은 분명 따뜻했는데
지금은 마음 한구석이
조용히 식어가는 것 같습니다.
허무함 속에서도
내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
당신의 위로를 느끼게 해주세요.
내가 주고받은 그 작은 말들 속에도
당신의 사랑이 머물렀다는 걸
잊지 않게 해주세요.
오늘도 나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.
아무 말 없이 바라봐주는 당신 앞에서
잠시 쉬어갑니다.
아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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