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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은 오랜만에 맞는 휴일이었다.
머릿속으로는 계획이 가득했다.
아이들 학교 보내고, 냉장고를 열어 반찬 재료를 꺼내놓고,
내일을 조금 더 가볍게 맞이하기 위해 움직일 생각이었다.
그런데 눈을 떠보니,
햇살은 이미 한참 위에 있었고
시계는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.
‘뭐지...?’
순간 당황했고, 조금은 황당했다.
아이들 학교 가는 것도 못 보고, 하루가 훅 지나가버린 기분.
그런데 이상하게도 몸은 개운했다.
아무리 생각해도,
최근 출근 적응하느라 몸이 먼저 멈춰버린 것 같다.
결국 반찬은커녕 저녁도 제대로 못 차리고
떡볶이를 시켜 아이들과 대충 한 끼를 때웠다.
'이게 뭐람… 불량엄마 같기도 하고…'
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,
오늘은 그냥 ‘내 몸이 고른 하루’였던 것 같다.
내가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,
몸이 먼저 ‘이제 좀 쉬자’고 했던 걸지도.
물론 마음은 여전히 아쉽고,
해야 했던 일들이 머릿속을 맴돌지만
이렇게 하루쯤 아무것도 안 하고
푹 자는 날도 필요하다고,
스스로를 다독여본다.
내일은 조금 더 부드러운 마음으로 시작해보자.
오늘은 쉼표 하나 찍은 걸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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